인싸는 블루보틀을 마신다

블루보틀

커피업계의 애플, 블루보틀

블루보틀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찾아본 분들이라면 이 수식어를 지겹게 들어봤을 것 같다. ‘커피업계의 애플’, 미국 오클랜드의 창고에서 시작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의 아름다운 별명이다. 전 세계에 단 50여 개의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지만 네슬레에게 5,000억 원에 인수되며 파란을 일으킨 블루보틀이 드디어 2019년 5월, 서울에도 상륙했다.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

블루보틀의 한국 상륙과 함께 숱한 매체와 전문가들이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를 분석해 쏟아놓고 있다. 애플을 닮은 심플하고 멋진 브랜딩, 최상의 원두를 사용한 핸드드립 커피, 미니멀한 매장 인테리어, 그리고 파란 병 로고! 그렇다. 어느 것 하나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블루보틀 커피가 지금까지 성장해온 원동력에는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수동 블루보틀에 오픈 직후부터 1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선 이유가 과연 이런 이유들 때문일까?

고객은 드릴이 아닌 구멍을 원한다.

하버드 대학 마케팅 교수인 시어도어 레빗은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0.25인치 구멍을 원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조금 더 나간다면 고객은 구멍이 아니라 그 구멍에 액자를 걸고, 잘 걸려있는 액자를 보면서 느낄 만족감을 원하는 것이다.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문을 연 블루보틀 앞에 수많은 사라들이 줄을 선 이유는 단순히 멋진 브랜딩과 맛있는 커피에 대한 열망, 그 이상의 만족감이 블루보틀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인싸는 블루보틀을 마신다.

혹시 ‘인싸’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예전 대학교에서 흔히 사람들 사이에 끼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지내는 학생을 지칭할 때 쓰던 ‘아웃사이더’의 반대말인 ‘인사이더’를 줄여 부른 신조어인 ‘인싸’는 아주 인기 있는 사람이나 누구라도 우러러볼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뜬금없이 ‘인싸’얘기가 왜 나오냐고? 블루보틀이 오픈한지 2주 정도 지난 5월 16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블루보틀코리아’, ‘블루보틀성수’ 등 한국 블루보틀과 관련된 태그는 각각 4,000개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유튜브의 ‘블루보틀 후기’관련 영상은 수십 개에 달하고 있다. 아주 단편적인 지표이지만 블루보틀에 방문한 고객들의 ‘인증’에 대한 욕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블루보틀을 마셔봤다는 인증은 곧 ‘인싸’로 연결된다. 그토록 유명한, 커피계의 애플인, 블루보틀의 한국 1호점을 내가 방문하고 커피를 마셨다는 사실을 인증하는 일에서 고객들은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혹자들은 여기에서 한국인들의 쏠림 현상, 지나친 유행 타기 등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고객들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얼마나 깊이 고객들의 만족감을 고민하고 있는지 돌아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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